서브배경이미지
서브이미지

건강정보

건강칼럼

홈으로_ 건강정보_ 건강칼럼

제목

"살 빼기 전보다 더 쪘다" …'요요' 없는 체중 감량하려면 ⑩ [비만 리포트]

image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요요현상'이다. 체중이 감량 전으로 돌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더 늘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많은 이들이 이로 인해 좌절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정의학과 김승희 교수(원광대학교 산본병원)는 "요요현상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나 잘못된 생활 습관의 결과가 아니라, 생물학적·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라며, "이 현상이 반복될 경우 우리 몸에 여러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요요현상은 우리 몸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며, 이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김승희 교수의 조언을 통해 그 해답을 짚어본다.

다이어트의 적, 요요현상이 나타나는 원인
다이어트 후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표적인 기전은 크게 3가지로, △유전적인 요인 △말초 기전 △중추신경 기전이다.

이중 말초기전은 다시 세 가지 주요 기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장 호르몬의 변화다. 체중이 줄어들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은 증가하고,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은 감소한다. 이러한 변화는 식사량이 쉽게 늘어나도록 만들고, 결과적으로 체중 재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대사 적응' 현상이다. 감량 과정에서 제지방량이 줄어들면 안정 시 에너지 소비량(ree)도 함께 감소한다. 김승희 교수는 "체성분 변화만으로 예측되는 수준보다 실제 ree가 더 많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를 '대사 적응'이라고 한다"고 설명하며 이 현상이 체중을 다시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지방조직의 변화다. 체중 감량으로 인해 지방세포가 수축되면 △지방 형성 및 저장 △아디포카인 분비 △세포외기질 재구성 △지방 분해 △염증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하는 microrna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요요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어서 중추신경 기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중추신경에서는 시상하부 뉴런 수준에서 체중과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데, 앞서 언급한 장 호르몬의 변화, 대사 적응, 지방조직의 변화 등이 음식 섭취에 대한 쾌락과 보상 시스템에 관여하는 중추 신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몸은 비만 상태를 기억한다"… 비만 환자일수록 요요현상 위험↑
최근 스위스 연구진은 비만 시기에 지방세포에서 일어나는 전사 및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체중 감량 이후에도 '비만의 기억'으로 남아 요요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승희 교수는 "지방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 유형에서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기반한 비만을 유도하는 기억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라며, "이러한 변화는 비만을 유발하는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병적 반응을 쉽게 일으키도록 세포를 미리 준비시키며, 결과적으로 체중 감량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현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한 사람은 사실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요요현상을 겪을 위험이 높다. 김 교수는 "비만한 사람은 체중 감량을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칼로리 제한 식단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다"며, "이들은 생물학적으로 체중 증가에 더 민감할 뿐 아니라, 감정적 섭식, 비만 유발 환경, 사회적 낙인과 같은 심리적 요인들 또한 요요현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만 믿으면 되레 역효과'… 생활습관 개선 동반돼야
'약물에 대한 맹신'도 요요현상을 부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김승희 교수는 "체중을 감량하고, 감량된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고,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최근 유행하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감량을 수월하게 도와주는 보조 수단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모든 비만 치료제는 중단 시 요요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단기간에 무리하게 체중을 줄였을 경우 그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약물 중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큰 '위고비'의 경우, 운동이나 식단 조절 없이 약물에만 의존해 빠르게 살을 빼면 중단한 후 체중이 다시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반복되는 요요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 5가지
요요현상은 단순히 체중이 오르내리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김승희 교수는 "반복적인 요요현상은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에 모두 악영향을 미친다"며, 요요현상이 가져오는 주요 부작용을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체지방률의 증가다. 감량 시에는 근육량이 함께 줄어들지만, 다시 체중이 늘어날 때는 지방 위주로 증가한다. 이로 인해 감량 전보다 체지방률이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다.

둘째, 기초대사량의 감소다. 특히 요요가 반복되면 대사 적응 현상이 심화돼 에너지 소비가 줄고, 감량은 점점 어려워지며 반대로 체중은 더 쉽게 늘어나게 된다.

셋째, 내장지방의 축적이다. 지방이 복부에 집중적으로 쌓이면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성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넷째,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다. 반복된 요요는 인슐린 민감도를 감소시켜, 장기적으로는 2형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마지막 다섯째는 심리적 악영향이다. 반복적인 체중 감량 실패는 자존감 저하, 신체 이미지에 대한 불만족, 나아가 섭식장애 같은 정신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요요 없는 감량, 속도보다 '지속성'이 중요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요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단기간 감량보다 지속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다. 김승희 교수는 "요요현상 없이 체중을 안정적으로 감량하고 유지하려면, 감량 초기부터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체중 감량 기간이 길수록 감량된 체중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감량은 피하고, 비만도 다른 만성질환처럼 장기적이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요요현상으로 반복적인 좌절을 겪는 이들에게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나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건강한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어 그는 "새로운 체중으로 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매일 건강한 식사와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요요 없는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